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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D2C vs 지는 D2C

D2C
2021. 2. 27.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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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코로나로 인해 온택트 소비가 확대되면서 이커머스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강력한 플랫폼 파워를 지닌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지위 역시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커머스의 최고봉 미국 시가총액 4위 아마존이 그 대표적 기업이죠.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몇 년 전부터 탈 아마존을 외치고 있는 브랜드 역시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마존과 같은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는 거죠. 이른바 D2C (Direct to Customer) 모델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미 나이키(Nike), 파타고니아 (Patagonia), 이케아(IKEA)등  유수의 브랜드가 탈 아마존을 선언하고 자재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를 하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의 지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왜 많은 브랜드가 유통채널에서 벗어나 D2C 모델을 선택하는 것일까요?

 

탈아마존브랜드

D2C는 중간 유통과정을 생략하고 판매자가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유통 모델입니다. D2C는 문자 그대로 유통과정에서 중간 갭을 최소화 해서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것이 특징인데요. 기존 유통과정은 수입업체, 도매업체 , 소매업체 등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D2C 모델에서는 중간 절차를 생략하고 판매업체가 바로 소비자를 연결해 상품을 제공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럼 왜 많은 브랜드가 D2C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첫 번째 이유는 최적의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판매는 매출 가능성은 높지만 브랜드 경험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이미 정해진 인터페이스 속에 다양한 브랜드와 섞여 함께 판매 되기 때문에 자사 제품의 차별성이 희석되기 때문이죠. 또한 고객 데이터 관리 주체가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보니  효과적으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이 데이터가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 우리의 고객 데이터를 유통사에 다 넘겨주게 되는 꼴이죠.

 

D2C 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건 나이키 인데요. 이 나이키가 아마존을 떠난 이유 역시 아마존에서는 일관성 있는 고객 경험 제공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어요. 나아가 나이키는 오프라인 유통사와의 거리도 점차 줄여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3만 개 달하는 유통 거래처를 향후 40개까지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멤버십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라인, 오프라인 상에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어요.

 

나이키-라이브-스토어

대표적인 사례가 나이키 라이브 스토어인데요 . 이 매장에서는 지역 내 나이키 플러스 멤버의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해서 이들이 선호하는 제품 중심으로 매장 상품을 구성하고 있어요. 또한 나이키 플러스 회원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스타일링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게 매장을 구성해 두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앞으로도 지역특화, 개인화,  온오프라인 통합에 초점을  맞춰서 유통망을 구성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최적의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나이키 D2C의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D2C의 판매 비중이 무료 40% 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해요.

 
D2C 모델을 선택하는 두 번째 이유는 유통마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유통채널의 힘이 세면 쓸수록 낮은 마진을 받아들이고 복잡한 조건들을 따라야 합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부터 광고을 위한 비용을 요구받을 수도 있고,  원치 않은 세일을 강요받을 수도 있어요. 이런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유통사 요구에 따라야 하는데 이는 매우 적은 마진을 남기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반면  D2C 모델을 택하게 되는 경우 유통업체들과 수익를 공유할 필요가 없죠. 그렇다 보니 영업이익률 높일 수 있고 가격 경쟁력이 역시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할인 프로모션 등을 자사의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요. 

특히 자금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한 스타트업들이 적극적으로 D2C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필요한 유통단계를 없애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대기업들에 비해 부족한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함이죠.

 

WARBY PARKER 는 D2C를 채택하여 유통 혁신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해외 스타트업인데요. 안경을 판매하는 회사인데 우리나라에는 들어와 있지 않다 보니 좀 생소해 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하지만 놀랍게도 WARBY PARKER는 2015년 무려 구글,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현재 3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평가받고 있는 어마어마한 유니콘 기업입니다. 


WARBY PARKER가 시장에서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D2C 비지니스 모델 때문인데요. WARBY PARKER 창립 당시 미국의 안경 시장은 룩소티카(LUXOTTICA) 라는 한 개의 기업이 사실상 독점의 지위를 누리고 있었다고 해요. 창업자들은 와튼스쿨 재학 당시 안경값이 왜 이렇게 비싸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유통구조를 단순화하고, 안경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유통 마진을 줄이는 사업모델을 구상합니다.

 

와비파커

하지만 처음에는 누가 안경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겠냐고 하는 부정적인 반응을 대부분이었어요. 이에 창업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무료 착용 제도라는 아이디어를 냅니다. 무료 착용 제도란 먼저 소비자는 마음에 드는 안경 다섯 개를 고릅니다. 그리고 배송된 샘플을 3일~5일간 자유롭게 사용하고 마음에 드는 안경을 선택을 해서 시력측정서를 첨부해서 다시 WARBY PARKER에 보냅니다. 그러면 약 2주 후 집으로 안경이 배송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배송비는 모두 WARBY PARKER에서 부담합니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검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거죠
이것은 미국에서 센세이션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미국 안경 시장에서 룩소티카(LUXOTTICA)의 독점적인 지위의 균열을 만들어 냈어요.  특히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여 유통마진을 줄여 소비자에게 95달러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 성공스토리였습니다. 당시 룩소티카의 평균 안경 가격은 300~500달러였으니까요.  

D2C를 선택하는 마지막 이유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개인 맞춤형 판매가 가능해 졌기 때문이에요. 사실 D2C는 예전부터 존재하던 판매 모델되었다고 지난번 포스팅에 썼었어요. 하지만 최근 D2C모델이 모델이 이렇게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SNS 광고 알고리즘이 세밀해졌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제품을 기획 개발하더라도 이를 알리기 위한 선택지가 한정되어 있었어요. 대부분 신문, 잡지 등 전통 매체 광고 기존의 하기 때문이죠. 이런 유형의 광고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기에 광고 효율도 낮고, 매우 큰 비용을 동반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력을 갖춘 소수의 업체들 제외하고는 이러한 광고비용을 감당하기가 어려웠어요. 따라서 소수의 대형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것만이 사실상 소비자의 눈에 띄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SNS 검색 엔진의 광고 알고리즘이 세밀해 지면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핵심 타깃에게만 효율적으로 광고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광고를 클릭하면 곧바로 자사몰로 소비자를 유도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러다 보니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들 도 적극적으로 이제 D2C 커머스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뭐 마약 베개, 악어 발 팩, 클럭 마사지 등 스타트업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마약 베개, 악어 발 팩으로 유명한 블랭크 코퍼레이션은 자사몰 광고를 위해 SNS 광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소비자의 작은 니즈를 찾아내고 틈새 제품을 기획한 후 이를 참신한 영상콘텐츠를 제작하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했습니다. 이른바 미디어 커머스를 통해서 D2C 판매를 촉진했습니다.  그 결과 2020년 창사 5년 만에 매출이 1169억 원까지 증가하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 냈습니다.

 

하지만 D2C 모델을 도입한 기업중에도 지는 기업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2억 4000천만 달러 투자했던 2017년 혜성처럼 등장해 NBA 슈퍼스타 스테판 카레와 구글 벤처스 등으로부터 6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불과 창업 1년 만에 기업가치가 5억 달러의 평가를 받아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로부터 2억 4000천만 달러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된 스타트업 온라인 슈퍼마켓 '브랜드리스(Brandless)' 가 그 비운의 주인공인데요. 

 

브랜드리스

모든 상품을 3달러에 판매하여 크게 주목을 받았기도 했지만 유기농, 친환경 등 화학성분이 첨가되지 않는 고품질의 생활용품과 가공식품들을 3달러라는 가격에 판매했기 때문에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기업이었죠. 브랜드리스는 한국의 노브랜드와 같이 PB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였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 비즈니스 모델로 제품의 가격을 낮추고 품질과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이죠. 이렇게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브랜드리스가 최근 폐업을 선언해 다시 큰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브랜드리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D2C 시장의 경쟁이 너무 치열해 더 이상 사업모델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실제로 브랜드리스의 성공 이후 쓰라이브 마켓 퍼블릭 굿 등 D2C 비즈니스 모델로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슈퍼마켓들이 계속 탄생했고, 아마존, 코스트코 등 기존 유통기업들도 PB 제품을 더욱 강화하면서 D2C 유통 시장은 레드오션이 되고 말았습니다. 

 

또 다른 문제점은 배송이었습니다.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들의 배송은 이미 2일 무료배송이 일반적인데요. 브랜드리스는 기본 배송료를 추가로 받으면서도 3일 이상이 걸린 것입니다. 무료 배송은 2019년 기준으로 48달러 이상 구매했을 때에만 제공되니 사용자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터져 나오게 된 것입니다. 무엇보다 배송을 택배 전문기업인 페덱스를 통해 배송을 했지만 물건이 잘 못 담겨 오거나 파손되어 오는 경우가 많아 고객들이 재방문율이 계속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상품 역시 사업 초기에 친환경의 품질 좋은 제품들을 싸게 판매하는 온라인 슈퍼로 입소문이 났지만, 판매하는 제품들을 살펴보면 다른 온라인 쇼핑몰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대형 온라인 마켓들처럼 다양한 제품들을 저가에 판매할 수도 없고, 제한된 품목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특별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죠.

 

결론적으로 D2C 모델을 했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제공하는 '특별한 가치'를 위해 끊임없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죠.

 

특히 D2C 기업들에게 치명적이었던 건, 이들이 모두 온라인 광고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물건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고, 유통비용을 줄이는 게 경쟁력의 원천이었는데, 고객획득비용(CAC: Customer Acquisition Cost)이 상승하면서 경쟁력이 사라지고 만 것입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에서 18년에 클릭당 비용이 0.43달러였는데, 1년 만에 0.64달러로 올랐다고 합니다. 한때 페이스북이 적은 돈으로도 많은 고객에게 홍보를 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었다면, 이제는 돈을 쏟아부어도 효과를 체감할 수 없는 레드오션이 되어버렸죠. 

 

나이키-플러스

그렇기 때문에 D2C 비지니스 모델은 나이키(Nike)처럼 적극적인 멤버십 프로그램 운영, 끊임없는 고객과의 온, 오프 소통, 개인화 서비스, WARBY PARKER와 같은 혁신적인 유통구조 개선 같은 핵심역량을 견고하게 가져가야 하는가에 대한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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