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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웨이를 보셨나요? 우리나라를 포함한 수많은 아시아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고 '2차 세계대전의 승패를 결정했다'라고 전해지는 매우 중요한 전쟁이죠. 영화를 보기 전에, 혹 본 후에라도 역사적 배경을 이해한다면 더 재미있고, 의미 있게 영화 미드웨이를 해석할 수 있으며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쟁영화를 좋아합니다. 물론 전투신 자체가 흥미 있기도 하지만 전쟁 속에서 보이는 책임자들의 리더십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쟁영화를 본 후에는 여러 역사가들의 해석을 들어보면서 영화에서 감독이 표현하고자 했던 장면들의 의미를 재해석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곤 합니다.

 

오늘은 미드웨이를 보고 난 후 미드웨이의 역사적배경을 공부한 것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세계 2차 대전은 역사적으로 크게 두 개로 나눕니다. 히틀러가 이끄는 독일과 맞서 싸웠던 '유럽 전쟁'과 일본의 제국주의와 싸웠던 '태평양전쟁'이죠.

 

1. 미드웨이 해전이 얼마나 중요한 전쟁이었는가?

"만일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에서 승리했다면 지금의 미국은 일본어를 쓰는나라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며, 자유의 여신상은 기모노를 입은 여신상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말할정도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전쟁이었기 때문에 영화로도 재조명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태평양 전쟁은 일본이 미국 하와이 진주만 기지를 급습하면서 시작이 됐죠. 그때 미국의 가장 큰 전함들이 대부분 파괴됩니다. 역사적으로도 그 피해를 복구하는데 6개월 이상 걸렸다고 합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일본은 영국 영토였던 스리랑카 앞바다에서 영국의 주요 전함들을 격침시켰기 때문에 사실 태평양전쟁이 시작했을 때 태평양 전체가 일본의 바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정도였습니다.

 

이렇듯 일본이 태평양을 지배할 수 있었던 그 중심에는 기동부대라고 하는 당시 세계최대규모의 항공모함 함대가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의 항공모함은 적게는 6대, 많게는 10대로 편성되어 있었고, 수십대의 전함과 구축함, 순양함의 호위를 받아 움직였다고 합니다. 이 일본의 기동부대는 한 번에 400대 이상의 비행기를 출격시켜 벌떼처럼 적군의 기지나 함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그야말로 떠있는 공군기지와 같은 무시무시한 존재였습니다. 이 일본 항공모함이 보유하고 있는 비행기 중에 미군 조종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던 비행기는 미쯔비시사에서 제조한 A6M이라는 전투기인데 별명은 제로라고 합니다.

 

이 비행기는 당시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기동성을 자랑하는 전투기 었을 뿐 아니라 조정 사들 역시 중국과의 오랜 전쟁으로 전투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었다고 합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일본으로부터 치욕적인 기습을 받고 난 후 일본에게 반격을 하기 위해 체스터 니미츠 제독을 책임자로 임명합니다. 그에게는 함공모함 겨우 3대를 갖고 있었고, 일본에게는 열세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작전을 짜기 시작합니다. "신에게는 항공모함이 3척이나 있습니다." 했겠죠.

 

2. 왜 영화 제목은 미드웨이인가?  

그것은 미드웨이가 세계 2차 대전의 승패를 좌지우지할 만큼 매우 중요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얼마나 중요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리적으로 미드웨이는 태평양에서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섬입니다. 그런데 왜 일본의 주력함대가 미드웨이를 공격했을까요? 이것을 이해해야 영화 미드웨이를 충분히 이해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세계 2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 세계 1차 대전에서의 일본은 미국, 영국, 프랑스와 함께 연합군이었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서양의 장교들이 일본의 야마모토 제독의 초청으로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같이 하고 친목을 도모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세계 2차 대전이면 일본과 서양은 적대관계인데 어떻게 영화의 첫 장면에 서로 회식을 하는 장면이 나오지? 제가 역사적 지식이 없었기에 이상하게 봤었는데 그들은 이미 세계 1차 대전에서 전우애로 뭉쳐는 동맹국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야마모토 제독은 일본인이면서 미국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군사학을 배운 일본의 뛰어난 인재였습니다. 그러나 일본 우익 세력은 미국, 중국, 영국, 네덜란드의 열강을 이기지 못하면 일본은 절대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는 논리로 야마모토 제독과 같은 서양 유학파들을 암살하려거나 협박을 하여 자신의 정치노선으로 끌어들이는 노력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진주만 전투가 있기 전까지 미국과 일본은 사이가 나쁘지 않았으나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중국에서 치열한 이권 싸움을 하고 있던 미국은 일본이 중국을 먹으려 하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석유와 철강 수출을 금지시켜 버립니다.

 

당시 일본은 석유의 80%를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었는데 석유 수입하지 못하면 전쟁도 할 수없게 되는 것이지요. 화가 난 일본은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이고 협상을 시도하려고 진주만을 칩니다. 그러나 이것은 야마모토의 패착이었습니다. 세계 1차 대전의 동맹국이었던 미국을 선전포고도 없이 일요일에 예배를 드리는 시간에 진주만을 기습 공격함으로써 미국은 오히려 일본과 어떤 협상도 하려고 하지 않고 일본을 배신자, 적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당시만 해도 미국은 청도교 정신이 살아있었기 때문에 예배를 드리는 일요일에 공격을 한 행위는 미국 국민의 격분을 샀고, 루스벨트가 협상을 시도하는 것 자체를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버린 것이죠. 한편 3척의 항공모함을 갖고 있는 니미츠 제독은 뛰어난 전술로 치고 빠지기 식으로 일본을 괴롭힙니다. 전면전을 피하는 이유는 진주만이 당했으니 미국 해군의 전투력을 복구해야 할 시간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죠. 야마모토 제독은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미국의 저력을 알기 때문에 장기전으로 가면 미국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야마모토는 하와이를 점령하여 미국의 태평양 함대 사령부를 점령할 계획을 갖고 일본 육군을 이끌고 있는 육군 참모 총장인 도조 히데키에게 하와이를 같이 가서 점령하자고 제안합니다. 그러나 당시 육군과 해군 사이에는 조직 이기주의가 심했습니다. 특히 육군과 해군 사이에는블신과 라이벌 관계가 팽배했습니다. 자기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었던 거죠. 육군 참모총장은 독일이 러시아를 치러 갈 때 독일과 함께 러시아를 점령해야 한다는 이유로 하와이 점령을 위한 육군 지원을 거절합니다.

 

이에 야마모토는 해군 단독으로 니미츠 제독을 잡을 계략을 짭니다. 즉 미국 비행장이 있는 미드웨이 섬을 공격하기로 합니다. 그 미드웨이를 점령당하면 곧 하와이가 위험해질 것이고, 이를 막기 위해 미국 항공모함은 미드웨이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때 압도적인 기동부대를 투입하여 미국 항공모함을 격침시키고 하와이를 접수할 전략을 짠 것입니다. 그럴듯한 전략으로 보이죠? 이 전략을 야마모토가 실행에 옮깁니다. 그러나 미드웨이에 도착하자 미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오히려 일본을 선제공격하고 기동부대를 괴멸시켜 버립니다.

 

3. 전쟁의 승패는 리더십에 달려있다.

사실 물리적인 전투능력은 일본이 우위였습니다. 그러나 승리는 미국이 가져갑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진주만에서 대부분의 해군 전투력을 상실했던 미국이 전쟁을 잘 준비했던 일본, 특히 전투기, 항공모함, 기동부대 등 모든 영역에서 우위를 보였던 일본이었는데 그런 일본을 상대로 열세였던 미국이 미드웨이 해전에서 승리를 했던 이유는 당시 전쟁을 겪었던 생존자들의 회고록을 통해 나오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그들은 "미드웨이 해전은 미국과 일본의 전쟁이기 전에 야마모토와 니미츠의 두 리더십 스타일과 그 사람들이 만들어낸 조직문화에 의해 이미 판가름이 났다"라는 증언에 의해 영화 미드웨이 감독은 미국과 일본의 리더십 차이를 재조명한 의도가 보입니다.      

이를 반증하는 대표적인 장면은 리더가 부하를 대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먼저 미군 해군 사령부를 보자면 미국에는 조셉이라는 암호 해독가가 있었는데 이 사람은 일본에 거주한 경험이 있어서 일본어를 알아들을 때는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단어 자체로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분위기 라든지 콘텍스트가 더 중요하다 라는 주장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나 이것이 너무 비과학적인 주장으로 들렸기 때문에  워싱턴 DC에 있는 국방부 암호 해독 부서에서는 이 사람을 상당히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불신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니미츠 제독은 워싱턴 DC의 암호 해석과 조셉의 암호 해석이 완전히 달라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게 됩니다. 워싱턴은 일본 해군이 미드웨이가 아닌 피지를 공격할 것이라고 하며, 자신의 조직원 조셉은 일본 해군이 미드웨이를 공격할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전쟁의 승패가 달린 시점에서 니미츠는 어떤 의사 결정을 내리게 될까요? 놀랍게도 그는 자신의 상부조직인 국방성의 해석을 거부하고 오랜 일본 거주 경험과 실무 경험이 있는 조셉의 의견을 받아들여 미드웨이로 출전을 하게 되고 결국 승전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결정적 이유가 된 것은 니미츠 제독에게는 정보참모 레이튼이라는 장교가 있었죠. 니미츠는 레이튼을 신뢰했고 레이튼 역시 암호 해독 전문가 조셉과 비슷한 시기에 일본의 거주했었다고 합니다. 니미츠는 현장 경험이 있는 부하직원의 말을 더 믿었던 것이죠.    

반면에 일본의 조직문화는 어떠했을까요?
일본군도 미드웨이 해전에 출격하기 전에  일종의 보드 게임 같은 전쟁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놓고 연습을 하고 있었다고 해요.  두 장교가 장기나 바둑을 두듯이 여러 전투 시나리오로 게임을 하는 방식으로 작전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한 하급장교가 미군이 실제로 사용했던 방식으로 자기 상급자를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이겨 버립니다. 그러면 정상적인 장교였다면 자신의 전략에 허점을 알았으니 대비해야겠다고 했을 텐데 이 최고 리더는 자기보다 낮은 사람이 자신을 이겼다는 것에 대해서 창피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일본의 리더는 "미군이 거기서 공격할 리가 없잖아. 왜 그 가능성이 없는 그런 방식으로 전술을 둬 가지고 나를 이기려 하는 거야?" 이렇게 핀잔을 주며 결국 자신의 계획대로 하급 장교를 플레이하게 만들어 그 게임을 자신이 이깁니다.  그러나 게임은 이겼지만 그로 인해 미국이 실제 하급 장교가 시뮬레이션으로 공격했던 방식으로 공격을 했을 때 일본군은 거기에 대한 아무런 대비책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실제 전쟁에서는 패하게 되죠. 


아무리 좋은 무기를 가지고 있더라도 리더십과 조직 문화가 받쳐 주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좋은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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